김은기의 전쟁과 평화

김은기의 전쟁과 평화

이미 이야기 했다시피 XX-20의 정식 생산은 1~2대 정도로 끝난다. 차체를 이리저리 비틀고 움직여 조준하는 무포탑 S-전차의 대체 목적이었으나 "캔슬!" 독일제 레오파드 2가 후계 전차로 떡하니 자리 잡는다.



그래서 21세기 현재, 스웨덴 북부에는 120마리의 독일산 표범이 산다. 그 수량만큼 독일에서 라이센스를 획득, 생산을 했으니까. 근데 정작 스웨덴에선 그 전차를 뭐라 부를까? 무기에는 명칭이 있을거 아닌가?




*스웨덴의 레오파드 2. 출처: twimg.com



스웨덴 표범? 아니면 그냥 독일식의 레오파드 2? 그렇지 않다. 전혀 다른 이름을 가졌다. Strv-122, 또는 S-122가 정식 명칭이다.


아니 Strv는 뭐고, 또 S는 뭔가? 그러고 보니 그 유명한 무포탑 S-전차에도 S가 붙지 않던가?



*일본 타미야의 S-탱크, 한국에서 예전 발매된 S-탱크가 바로 이 제품의 무단 카피 판일 듯하다. 출처: scalemates.com



S는 StridsVagn의 약자이며 전차다



그렇다. S는 스웨덴어로 전차, 또는 탱크의 약자이며 그 캐피털 레터다. 일단 S가 붙으면 스웨덴에선 전차라는 뜻. 그럼 S-122에서 뒤에 붙은 숫자는? 121이니 122니 하는 숫자들.


이것 말고도 103, 또는 81등이 붙는 게 있다. S-81, S-102, S-103 등등. 그 숫자들이 뜻하는 건 또 뭔가? 주포의 구경과 그 포의 채택 순서를 나타낸다. 그러니까 앞부분 두 숫자는 주포의 구경, 뒷부분은 채택 순서.


유럽에 전화가 한창일 때, 약간 옆에 비껴 서 있던 스웨덴도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. 그리고 스탈린 그라드 전투가 끝난 몇 달 뒤, 상당히 좋은 전차를 내놓는다.


Stridsvagn-74다. 줄이면 Strv-74, 더 줄이면 S-74. 독일의 4호 전차와 같은 75밀리 포인데, 스웨덴에서는 70밀리 이상으로 4번째 전차라는 것. 



*Striv-74 전차. 당시로서는 강력한 포에 견고한 장갑. 괜찮은 기동성. 매우 우수한 전차였다. 스웨덴 무기의 우수성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다. 제2차 대전 와중에 이런 전차를 만들어 무려 300여 대 가까이 생산해 냈으니. 출처: wikimedia.org



*영국 오리지널, 스웨덴 전차 S-81. wikimedia.org



제2차 대전이 끝난 후, 이번엔 진짜 스웨덴이 위험해졌다. 그것은 소련! 그리고 소련은 전차의 질도 강력했고, 전차전에서도 세계 톱클래스. 그래서 스웨덴은 좀 더 강력한 외국 전차를 찾는다.


그것은 영국의 센츄리언! 한국전에도 참가, 한반도 산하를 누비기도 했던 센츄리언 MK3이 그것이다. 스웨덴은 이 전차를 수입 S-81이라고 명명한다. 센추리언이 장착한 20파운드 포가 미터법으로 환산할 때, 84밀리가 되기 때문이다.


따라서 첫 번째 80밀리 클래스라 해, S-81.



105 밀리 포는 100번 대(代)다




세월이 지나면서 소련의 탱크들이 T-54/45. 다시 T-62등으로 바뀌며 장갑과 함께 주포도 커지자, 스웨덴도 안 되겠다 싶어 센추리언의 화력을 강화한다. 105밀리 포다.


업그레이드된 센추리언은 명칭이 바뀌게 되는데, 당연히 80번 대에서 100번대로의 점프다. 그리고 그 센추리언의 두 가지 타입은 S-101, S-102가 된다.



*105밀리 포를 장착해, 매우 터프해 보이는 스웨덴 S-102. 출처: flickr.com



그럼 의문이 생긴다. 전 세계에 많은 팬들을 갖고 있는 메이드 인 스웨덴 ‘S-전차’는? 왜 숫자가 안 들어갈까?



S-전차는 엉터리 이름



S-전차에 숫자가 안 들어가는 이유. 답은 딱 한 가지다.



*무포탑 S-전차. 출처: blogsopt.com



제대로 된 이름이 아니라는 거. 그냥 편하게 부르느라 생겨난 잘못된 이름이다. 그렇지 않은가? S가 StridsVagn의 약자이고, 또 그게 전차라는 뜻이면 S-전차는 이렇게 된다. 전차, 전차, 또는 탱크, 탱크. 달리 표현하면 더블 탱크?


따라서 S-전차라는 건 정식 명칭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. 그들이 탱크, 탱크, 이렇게 부를 리 없으니까.



S-103이 정식 이름이다



그렇다. S-전차의 정식 이름은 S-103이다. 좀 더 긴 오리지널 명칭은 StridsVagn-103. 스트리드바궨-103. 발음은 아마 스트리드바근과 바겐의 중간인 거 같다. 그런데 이 StridsVagn이 길어서, Strid-103이라고 댕강 반을 자르든가, 아니면 앞머리의 'S'만 골라 그냥 S-103으로 쓰기도 한다.


그리고 이 103이라는 거, 당연히 100밀리 대의 주포 3번째라는 의미다. 첫 번째 105밀리인 센츄리언 S-101, 좀 더 업그레이드한 센츄리언 S-102, 그리고 무 포탑 국산 전차 S-103.



*출처: wolfrolf.wp.com



그렇다면 ‘S-전차’라 하지 말라고?



굳이 그럴 필요는 없는 거 같다. Stridv-103, S-103 emd이 맞기는 하나, 지금은 오히려 S-전차가 포퓰러 하다, 인터넷서도 S-TANK를 쳐야 더 쉽게 빨리 찾을 지경이니까. 또 필자도 그냥 S-TANK, S-전차 그렇게 쓴다. 단지, S라는 단어의 의미만 알고 있다면.



예외가 있다! IKV-91



얼마 전까지 스웨덴 육군은 두 종류의 전차를 운용했다. 하나는 주력 전차로 S-탱크, 하나는 경량 쪽 전차로 IKV-91. 그럼 이 건 또 뭐지? 왜 남들 다 붙는 S가 안 붙고 IKV는?



*스웨덴 또 하나의 전차 IKV 91. 출처: tanks-encyclopedia.com



이건 정식 주력 전투 전차가 아니다. 그래서 정식 전차한테 붙여주는 StridsVagn의 S를 안 붙이나 보다. 이름부터가 IKV인데 이것도 스웨덴 말이나, 영어와도 비슷하게 나가는 ‘인판트리 카논 바궨’이다. 얼추 번역하면 ‘보병 지원 화력 장갑차’ 이렇게 된다. 그리고 뒤에 91이라는 숫자가 붙으니, 그 지원은 90밀리 포로 해 준다는 것.


이 IKV-91은 보병 지원 외에, 또 탱크 디스트로이어 임무도 붙는다. 그 두 가지 전투를 하는 90밀리 클래스의 첫 번째 기갑차!


헌데 이 IKV 91도 지금은 대부분이 사라지고, 후계자도 없다. 스웨덴에서 2번째 탱크 디스트로이어는 결코 만들어지지 않을 게 확실하니까. 냉전의 소멸과 함께 유럽에서의 전쟁 발발 가능성이 거의 제로가 되고, 그래서 유럽 대부분이 국방비를 줄여가는 판에, 무장 중립 국가인 스웨덴도 그 흐름을 따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.


바로 그 스위스의 산악 전차 PZ 시리즈가 끝난 것처럼, 스웨덴에서도 국산 주력 전차와 경전차의 단종(斷種).


그래서 밀리터리 마니아로서, 또 스웨덴 무기의 팬으로 아쉬움이 드는 건 사실이다. 하나 같이 독특하면서 멋지고, 각 무기마다 스웨덴 국토 환경에 걸맞은 뛰어난 전투력을 가졌으니까.


투난, 란센, 드라켄, 빅겐, 그리펜, 그리고 S-전차와 동남아 국가에서도 사용하는 스웨덴 디젤 잠. 그리고 냉전 시의 미사일정으로선 가장 멋지다고 생각되는 SPICA급.



*미사일 정이 아니다. 어뢰정도 아니다. 어뢰와 함대함 미사일을 같이 장비했으니까. 출처: bemil.com



또 S-전차가 굴러다니던 시기, 후방에서 강력한 화력 지원을 해 주던 헤비급 155밀리 자주포 ‘반드 카논(밴드 캐논). 당시로서는 포탄의 획기적 자동 송탄과 장진 장치의 메커니즘을 가진 최고급 자주포.



*냉전 시 가장 무겁고 강력했던 스웨덴의 자주포다. 포탑 뒤쪽과 위에 있는 건 포탄 자동 이동 장치. 출처: merlinprints.com.au



그런데 지금은 모두 볼 수가 없다. 모두가 다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게 됐다. 그래도 한 가지, 위로(?)를 주는 게 있으니 그것은 그리펜 전투기.



그리펜은 수출이 잘 된다



SAAB-37 빅겐 전투기가 만들어질 때,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웨덴의 마지막 국산 전투기라고 생각했다. 북방의 작은 나라로서 그 많은 돈이 들어가는 차기 전투기를 개발할 수 있겠느냐고.


그런데 스웨덴 인들은 빅겐의 후계기를 만들어 냈다.


JAS-39 그리펜이다.


그리고 이 기체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. 또 능력도 능력이지만 코스트 퍼포먼스에서 뛰어났다. 러시아의 SU-27등 수호이 시리즈와 충분히 맞먹을 수 있다는 주장에도, 전문가들은 지나친 과장이 아니라며 며 고개를 끄덕이곤 했다.


필자가 짧게 그리펜을 소개하자면 이렇다.


“작은 게 암팡지고 사납다. 공중전 스킬이 있기 때문이다. 그런데도 키우기가 쉽다. 까다롭지도 않고 먹이도 많이 먹지 않으니까.” 


그러니까 이놈이 이게 전투력은 좋은데, 도입비, 유지비가 싸다는 것이다.


그래서 수출도 잘 돼, 지금 헝가리와 체코, 남아 공, 그리고 아시아 쪽의 태국. 최근에는 브라질에서 채택돼, 5개국 공군이 도입을 마쳤거나 도입 중이다. 또 최근에는 불가리아인가? 그 근처에서도 도입을 추진 중이다.




*스웨덴 공군의 그리펜. 출처: ytimg.com



그래서 탱크에서 후계차가 나오지 않아도, 빅겐의 후계기는 유럽과 아프리카, 아시아, 그리고 남미까지 골고루 4개 대륙의 하늘을 누비고 있는 것이다.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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